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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 봄꽃 소식해라” 
2 판화가 이철수, 대종경을 새기다 ② 
   
 
김은도 원음방송 PD : 선생님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책 속에 담긴 내용이 아니라 마치 내 이야기 같은 감흥이 있습니다.

 

이철수 판화가 : 대종경에 넘치도록 많은 지혜가 담겨 있기는 한데, 이미 100년 혹은 그것보다 짧아지겠지만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낯선 이야기로 읽힐 가능성도 크지만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라서 조금 마음을 쓰고 보면 그렇게 낯설기만 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런 방식으로 제가 중간 매개 역할을 하면 조금은 다른 눈으로도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전도 마찬가지로 참 소중한 것이기는 하지만 조금 낡아가는 부분은 문질러 닦고 어떤 부분은보는 방식이나 각도를 달리해서 그 속에 담겨 있는 다양한 지혜들을 요령껏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들의 거의 대부분은 경전속의 텍스트를 가능한 대로 그대로 쓰고 제가 임의로 축약, 요약하는 것은 최소화하려고 했어요. 원전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었고, 이것을 원불교 경전에 대한 이해가 없는 분들을 염두에 두기로 했던 것이라, 다양한 눈으로 새롭게 해석해 내려고 하는 노력도 하고, 어떤 데에서는 일화 속에서 성리까지 끌어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경전을 입체적으로 읽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삶의 지혜가 되는 더 크고 깊은 지혜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림으로써 표현하는 것이 한계가 있거나 제 능력이 모자라는 것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로는 제 연작 판화를 가지고 대종경을 다 알려고 하는 것은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고, 제가 길어 올린 것은 아주 작다고 책에도 썼어요.

 

김 : 같은 텍스트를 보고서도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선생님의 작품은 현실의 사건을 지금의 언어, 일상의 언어로 바꿔서 재해석하는 데 탁월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런 능력은 타고난 재능일까요? 훈련된 능력일까요?

 

이 : 저는 사회에 관한 관심과 마음에 관한 관심이 따로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젊은 시절에 세상에서 만난 존재들에 대한 회의를 가진 채로 내려와 살기 시작했는데 제가 바깥에서 만난 실망스러운 존재들의 모습이 내안에서 보였기 때문에 돌아앉은 것이거든요. 바깥에서 만난 실망스러운 존재만 나쁜 사람이고 나는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굳이 돌아앉았어야 할 이유가 없겠죠.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하는 말씀도 단순하게 물질이 저기서 변하고 있으니 우리도 변하자 그런 말씀일리는 없잖아요. 물질이야 개벽하든 말든 나하고 상관없으면 마음 개벽이 왜 필요하겠어요. 그냥 살면 되는데, 물질이 개벽하는 것이 나와 무관할 수 없기 때문에,우리 인간들과 무관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신개벽을 함께 하자고 이야기 하셨지요.

정신개벽 이야기를 하실 때‘하라’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하자’라고 표현을 하셨거든요. 말하자면 청유(請誘)인것이죠.‘ 함께하자’는표현은누군가에게만 필요한 말씀이 아니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말씀이라서 그렇게 하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나온 어느 작품에는 대종사님께서 평범한 사람으로 대중들 속에 오래머무는 사람, 그런 사람이 특별한 존재라고 하시면서 시간이 가면 공부에도 큰 성취를 얻을 것이라고 격려를 하시는 것이있어요. 우리 시대에 특별히 되살릴만한 가르침이라고 생각했어요. 평범한 지혜 그것보다 우리시대에 더 긴급한 지혜가 있을까요?

 

김 : 지금의 청년들이 일상의 여유와 삶을 포기한 세대라고 합니다. 특별히 청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이 : 내 안에서 스스로 길러 올릴 수 없는 말이라면 아무리 달콤한 언어라고 해도 전부 감언이설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의 말에 솔깃하지 말고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어요. 마음공부라는 것도 그런 뜻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고민이 많거든 낙심하고 떨구는 고개로 자신의 마음을 들어다 보라고 하고 싶어요. 그래야 거기서 일어설 수 있어요.

 

김 : 다음에 또 원불교와 연을 맺고 작업을 하게 된다면 어떤 작품을 하고 싶으신가요?

 

이 :「 대종경」작품을 하면서 버리기 아까운 그림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다른 작품 속에 녹여내야겠다고 생각합니다.아무런 선입견 없이 지혜와 세상을 다시 만나게 하는 일에 원불교의 경전을 쓰고 싶어요. 이것은 이후 작품 속에서 해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원불교가 주신 심부름으로 큰 흠 없이 잘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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